요  약  문

Ⅰ. 서론

▶ 본 연구의 근본 목적은 석패율 제도를 도입한다면 과연 지역주의의 완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가를 검토하는 것임. 이를 위해 제2장에서 중복입후보 및 석패율 제도의 의미, 적용 사례, 제도 도입에 따르는 긍정적 및 부정적 효과를 검토함. 제3장에서는 석패율 제도가 실시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분석하고 일본 사례에 지역구결합비례대표의원제를 적용하여 그 효과를 고찰함. 제4장에서는 제18대 총선 결과를 활용하여 지역구결합비례대표의원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중복입후보 및 석패율 제도를 도입할 경우 지역주의의 완화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는지를 검토함. 제5장에서는 앞의 논의를 종합하고, 지역주의의 완화와 더불어 비례성, 책임성 제고,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의 대변, 의원의 전문성 및 의회 활성화, 실현가능성 등의 여러 기준을 감안한 선거제도 개혁의 방향을 제시함.

  Ⅱ. 이론적 논의: 중복입후보 및 석패율 제도의 의미 및 그 효과

▶ 의석배분방식을 기준으로 선거제도를 구분하면 득표순 방식과 비례방식으로 대별할 수 있음. 혼합형 선거제도는 하나의 의회 구성원 선출을 위해 위에서 설명한 득표순방식과 비례방식을 조합하여 사용하는 제도임.

▶ 혼합형 선거제도의 선거구는 거의 대부분 지역구와 비례대표구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한 후보가 지역구와 비례대표구에 동시에 출마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중복입후보제도”라고 정의할 수 있음.

▶ 중복입후보한 후보 중 지역구에서 낙선한 후보 가운데 어느 후보를 비례대표로 당선시킬 것인가는 “폐쇄형 명부” 채택 시에는 명부상 후보자의 순위가, “개방형 명부” 채택 시에는 후보자가 얻은 득표의 크기가 승패를 가름. 그런데 명부의 같은 순위에 여러 명의 후보 등재를 허용 혹은 강제하는 경우, 동일순위에 기재된 후보자 중 당선자 결정 방법이 필요함. 지역구에서 획득한 득표수나 득표율 기준에서 볼 때 가장 애석한(혹은 뛰어난) 낙선자를 당선시키는 제도를 “석패율 제도”라고 정의할 수 있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시한 지역구결합비례대표의원제와 일본식 석패율 제도가 이에 해당함.

▶ 지역주의 때문에 선거의 비례성이 낮아진다고 주장되고 있으나 17대, 18대 총선 결과에 대한 로즈(Rose)의 비례지수 검증 결과, 오히려 지역주의가 소선거구 최다득표제의 불비례성을 완화시키는 결과가 나타남. 따라서 지역주의를 완화하기 위해 보다 비례적인 선거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음.

▶ 중복입후보 및 석패율 제도 도입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유권자의 지역주의적 투표성향은 약화되지 않을 수 있지만,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선택지가 생겨 지역주의적 투표 및 거시적 지역주의 현상이 완화될 가능성이 존재함. 장기적으로 보면 타 정당후보자와의 접촉 등으로 인식의 변화가 생겨 지역주의적 투표성향 자체가 완화될 수도 있음. 하지만 1등을 해야 당선되는 소선거구제의 특성 및 비례대표의 의석수가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득표율이 어느 정도 변화하더라도 의석수의 변화는 별로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큼.

▶ 중복입후보 및 석패율 제도 도입에 따른 부정적인 효과로 지역구에서 낙선한 후보를 다시 부활시키는 제도로 유권자의 낙선시킬 권리를 박탈한다는 점, 지역구의 차점자는 비례대표에서 부활하지 못한 반면, 그 보다 훨씬 적은 득표를 한 다른 당의 후보가 당선되는 등 민의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는 제도라는 점, 각 분야 전문가 및 소수집단 대표 등의 정치적 충원이라는 비례대표제의 근본취지를 약화시킨다는 점, 거대정당의 유력정치인의 당선에 유리한 제도라는 점, 군소정당에 불리한 제도라는 점 등이 지적되고 있음.

Ⅲ. & Ⅳ. 실증 분석: 일본 중의원선거와 제18대 총선 시뮬레이션을 통해 본 석패율 제도

▶ 일본의 중의원 선거와 제18대 총선 결과로 지역구결합비례대표의원제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중복입후보와 석패율 제도를 도입할 경우 지역주의 완화에 크지는 않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됨. 하지만 같은 시·도 중복입후보자 중 1명만 부활당선할 수 있다는 점, 지역구에서 총유효득표수의 10% 이상을 획득해야한다는 점, 평균유효득표수대비득표율 기준 등이 지역구결합비례대표의원제 도입의 취지를 저해시킬 것으로 판단됨. 특히 3% 이상 득표한 후보자수와 관련된 평균유효득표수대비득표율은 후보의 노력보다 운에 의해 부활당선이 결정되는 결과를 초래하여 공정한 경쟁 유도에 대한 방해 요인이 될 것으로 보임.

▶ 일본식과 우리나라식의 두 석패율 제도 모두 결함이 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계산이 쉽고 이해가 되기 쉬운 제도를 두고 굳이 문제가 많은 평균대비득표율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보여짐. 

Ⅴ. 결론: 바람직한 선거제도의 방향 

▶ 중복입후보제 및 석패율제의 도입으로 군소정당은 몰라도 대정당 중심의 선거전략의 변화 및 지지 유권자의 투표행태의 변화를 통하여 일정한 정도의 지역주의 완화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효과가 거의 크지 않고, 그에 따른 지역구도의 완화 효과 역시 미미한 것으로 판단됨. 하지만 변화가 다른 변화를 촉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한 번 도입해 볼 수 있는 제도임. 다만 당선자의 결정방법, 총 유효투표수 대비 10% 기준 등의 제한 조건에 대해 더 고려할 필요가 있음.

▶ 군소정당의 경우 석패율 제도의 도입이 당장은 불리한 것으로 예상되고 또 제도 도입의 과정에서 비례대표제의 확대를 관철할 가능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제도의 시행 후에 지역구 의석에 비해 비례대표의석의 비율이 너무 적다는 인식이 확산되어 비례대표제의 확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석패율 제도의 도입을 허용하는 것도 크게 불리할 것이 없다고 생각됨. 또한 대표적인 인물을 지역구에 배출하여 정당에 대한 유권자의 인식을 제고하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음.

▶ 일정한 조건 허용이 아닌 전면적인 중복입후보제 허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 이는 비례대표를 확대하는 기회가 될 수 있고 장차 한국의 사정에 맞는 변형된 영국식 혹은 독일식 선거제도를 도입하는 발판이 될 수 도 있기 때문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