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문>

우리나라의 민주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지도 이미 20년이 경과하였다. 이에 따라 외부평가에 의한 민주주의 수준은 완전한 민주주의에 해당될 정도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정치 불신은 더욱 팽배해지고 있으며 그 불신대상의 핵심에는 국회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연구는 그러한 불신은 정치과정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정당의 공직후보추천에서 시작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출발한다. 국민들의 의견과 요구가 반영된 후보공천과정과 방식을 마련해야 국회가 진정한 의미의 대의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고 또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당들은 아직 매우 민주주의의 수준에 전혀 걸맞지 않는 매우 비민주적인 공천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민주화 이후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며 우리나라 정당들은 정치개혁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수많은 정치신인들을 국회에 진출시켰다. 젊고 교육수준이 높아진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도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곧 그러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 연구는 정당의 공천을 통한 인위적인 입법엘리트의 교체가 국회구성 및 국회운영과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가를 살핌으로써 정당공천의 효과성을 검토해보기로 한다. 최근의 국회구성 및 운영을 분석해본 결과, 정당들의 교체공천은 국회의원들의 개별 의정활동의 활성화라는 긍정적인 면이 있는 반면 전체 국회운영과는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국민들의 국회에 대한 신뢰는 향상되기는커녕 점점 더 하락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대한 명확한 평가 없이 정당들이 선거 때마다 이미 의정경험을 쌓은 현역의원들을 대거 교체한다면 국회 전체의 전문성을 저하시킬 위험성이 있다. 그리고 이 전문성 저하는 의정의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다시 국민의 국회불신을 증폭시키는 악순환 고리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국회의원의 의정활동평가는 국회의 생산성 제고와 정치의 선진화를 위해 정치과정에서 상수화 시켜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이 연구는 의정활동평가를 위한 정교한 모델의 개발을 제안하며 그 원칙과 기준을 제시한다. 이러한 평가모델을 통한 의정활동평가와 그 결과의 공개 및 공천에의 반영이 정치 불신을 불식시키는 가장 유효한 수단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그 평가 작업과 결과는 국회와 국회의원에 대한 매우 효과적인 감시수단이 될 것이고 국회 스스로의 자정노력을 강화하는 계기를 제공하게 됨으로써 국회불신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